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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12월 31일 한해를 마무리하며

 

    25분 뒤면 2002년이다.

    단지 시간만 지나가는 것인데.

    인간이 인의적으로 나누어 놓은 것 뿐인데..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 것인가.


    그러나.
    2001년 나에게 뜻깊은 한해이다.


    "난 군대에서 무언인가를 배우려고 간 것이다."
    군대 온기 전에 나의 결심이다.


    그러면서 계속 써온 일기.
    나의 짧은 생각과 더 나아지도록 하는 노력


    특기학교를 거치면서 힘들고 지치기도 했던 이병 때
    무엇인가 하려고 발버둥 쳤던 일병 때
    그러면서 모아둔 스크랩.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돌아온다.


    어제 책에서 읽는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나라를 잘 다스리는 훌륭한 왕이 왕위를 물려줄 때가 된 것이다.
    왕자 중에 한 명이 어떻게 하면 훌륭하게 다스린 거냐고 물어보자

    왕은 왕자에게 항아리 하나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러고나서 거기에다 물을 가득 채워 놓으라고 했다.
    왕의 말대로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난 뒤 왕자에게 그 항아리를 들고
    물 한 방울도 떨어뜨리지 않고 왕실 주위를 한 바퀴 돌면 너에게 왕위를 물려준다고 했다.


    그러자 왕자는 항아리에 집중해서 돌아왔다.
    그러자 왕은 왕자에게 '그렇게 물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게 돈 것 처럼 백성을 다스리면 된다."라고 하였다.


    정말 그렇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집중'이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2002년 정말 기대된다.
    나에게 있어 매일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도록
    즐겁게 보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2001. 12. 31 PM 11:55 2002년 되기 5분 전 화장실에서 몰래 작성

 

 

제가 군 입대하고 1년 남짓 지났을 때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일기입니다.

우연히 다이어리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인데 쿵쾅쿵쾅 제 가슴을 마구 치게 하네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상병이었지만 아직도 고참들 눈치를 봐야할 때였습니다.

밤 10시면 소등하고 취침에 들어가는데

왠지 2001년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습니다.

 

몰래 11시 30분쯤 플랭클린 다이어리를 들고 화장실로 직행했습니다.

그리고 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없는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일기를 쓰면서 다짐했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Passion Designer 지홍이가 자신이 발견한 '열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지홍이 역시 다이나믹한 삶을 사는 사회적 기업가 동생인데

그가 생각한 열정은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는 것을 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잠깐동안 끊어오르는 것이 열정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지홍이가 Passion Letter를 쓰면서 열정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해서

열정의 의미를 저한테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젊음의 패기와 용기를 열정과 동일시 하였는데

오늘 문뜩 다이어리를 꺼내보면서 지홍이가 말한 열정의 의미를 재 발견하였습니다.

 

저에게 열정은 바로 군대 시절의 꾸준하게 쓴 일기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꾸준함이 군 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병장이 되고부터는 아침 6시에 사무실에 올라가

아침 업무가 시작되는 8시까지 2시간동안 책 읽고 공부를 했었습니다.

업무 중간 중간에도 미리 프린트한 내용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1분 1초가 아깝다는 생각에 눈에 보이는 모든 활자에 집중했던 것입니다.

 

그때 제가 스스로 브랜드명으로 정한 것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열정전도사'였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속성과 꾸준함,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지금 다시 그때의 기록과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왕자의 가득찬 물 항아리를 가군이 대신 받아서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왕이 가군에게 물어봅니다.

"물 항아리 돌면서 주위에 무엇을 봤는냐."

 

"물 항아리에 집중하느냐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왕위를 대신 물려받는 영광(?)을 갖고 싶습니다.

 

군 시절의 '열정전도사 가군'과 지금의 '가군'은 같은 사람인지 묻고 싶습니다.

다시금 마음 깊숙히 꼭꼭 숨겨놓았던 열정을 꺼내

불태워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군대 생활의 일기가

10년 가까이 지나 꼭꼭 숨어버려 기억이 희미해진

열정전도사 가군의 모습 발견하게 합니다.

 

물 한방울도 떨어뜨리지 않고 항아리에 집중하는 하루를 만들자고 다짐해 봅니다.

그 전에 다시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 자신의 물항아리는 확실히 알고 있는지?'

 

 

 

2010년 4월 19일 월요일 희망씨앗 레터 열 번째. 물항아리

 

ps. 군 시절 동고동락했던 상우가 4. 19 오늘 생일이네요! 상우야. 생일 축하해.